보리의 추모 공간
보리의 소중한 기억이 머무는 UQ-40 추모 공간. 사진과 편지를 읽고 촛불과 헌화로 그리운 마음을 전하세요.
보리 · 25일
2019.06.16 — 2019.07.11

아이에게 남긴 편지
우리 모두 너무나도 어렸기에 서로 부족하고 그래서 언니가 더 욕심이 났었나봐 미안해 우리 애기 혼자서 많이 무섭고 아팠지? 또 언니가 밉기도 했지? 부족했던 언니라서 미안해 혼자서 긴 시간을 보내게 해서,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미안했어 다음 생엔 언니 딸로 다시 와줘 마음껏 언니 혼내줘 언니가 갈 때까지 강아지 별에서 아프지 말구 왕자랑 또 헤어졌던 가족들과 만나서 따듯하구 그동안 아파서 먹지 못했던 간식들이랑 맘마 먹으면서 맘껏 뛰놀면서 있어줘 기다려 달라고는 안할게 이미 충분히 많은 시간을 기다려 줬잖아 언니가 우리 애기 아픈 거 늦게 알아서 미안해 해준 것도 없는데 자꾸 우리 애기 떠올려서 힘들게 하고 꿈 속에 나와달라고 부탁해서 미안해 보리가 언니의 첫 동생이라 너무 행복했어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서 더 길게 여운이 남나봐 보리가 떠나고 언니 그동안 반성도 진짜 많이 하고 눈물도 엄청 흘렸어 아무것도 모르던 언니를 웃게 해줘서 고마워 그동안 많이 심심했지? 우리 애기 노는 거 엄청 좋아하구 잔디밭에 누워서 시간 보내는 거 엄청 좋아했잖아 그래서 언니가 잔디밭에 있는 곳으로 왔어 많이 보고싶어 언니 미워해도 되고 싫어해도 돼 맛있는 거 많이 못 사주고 못 놀아줘서 미안해 언니가 가르쳐 준 적 없는 앉는 것도 알아서 척척 잘하고••• 유기견 보호소에서 어떻게 했으면 우리 보리가 처음 봤던 날부터 밥 먹을 때 앉아서 잘 기다려 줬던 걸까? 언니가 조금만 더 빨리 알아볼걸••• 아니면••• 언니가 아니라 다른 분이 보리를 만났다면 홍역을 치료할 수 있었을까? 진짜 너무하지••• 우리 애기 잔디밭에서 노는 거 좋아해서 그래서••• 오래도록 놀 수 있게 일찍 천사가 데리러 왔나봐 사실 언니는 이렇게 울어도 되나 싶어••• 울 자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눈물이 자꾸만 나 몇년 전에 길을 걷다가 보리랑 엄청 닮은 아가를 만났는데 그 순간 우리 보리가 다른 멋있는 가족을 만나 잘 지내는 건가 싶었어 그리고 보리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너가 생각나서 자꾸만 시선이 가더라고 언니가 보리를 안고 있을 때 유기견 보호소에 올라왔던 사진 속 모습을 가끔씩 마주할 때면 엄청 행복했었어 보리는 몰랐지? 너 진짜 애기였어••• 우리 애기가 이 세상을 넓게 즐기기엔 4개월 정도의 시간은 진짜 너무 짧았네 그치? 어쩌면 지금쯤 우리 애기가 다른 가족들을 만나 잘 지내고 있거나 아니면 강아지 별에서 가족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언니는 우리 보리랑 왕자를 만나서 너무 행복했어 우리 애기••• 뭐가 그리 급했어 언니 두고 가고••• 언니가 그 날에 학교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보리는 모를거야••• 진짜 밥도 안 넘어갈 정도였어 이 공간에서라도 언니가 자주 찾아와서 산책도 하고 많이 안아줄게